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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축제

우아하게 혹은 다같이 즐기는 문화 ‘노는 게 예술’

김민성 기자 dailylf@naver.com 입력 2024/08/05 15:26 수정 2024.08.05 16:03
구석구석문화배달 로컬스타, 레트로 상주 시노리팀 뮤직비디오 상영
보물찾고 다같이 신나게 춤추며 한여름 무더위와 맞서다


 

이백기경산천도(李白騎鯨上天圖)

- 박찬선(시인‧낙동강문학관 관장)

 

문득 추사가 쓴 시경(詩境)이란 말이 떠올랐다.

 

시로서 열리는 경계가 어디쯤일까

언어를 벗어나면 티끌에도 걸림 없이

시가 나뭇잎처럼 펄펄 날리고 눈발처럼 어지럽게 날리고

시 세상이 없으면서도 있는 시 세상이

가득 찬 듯 텅 빈 듯이

   

잠방이 소매 걷어 올리고 하얀 술병 맨발 앞에 두고

외씨 붉은 눈에 곧은 수염의 잉어 등에 올라

이백처럼 연잎 모자 쓰고 날 수만 있다면

요동치는 거센 물결 헤치고

하늘 오를 수만 있다면

 

시가 저녁노을로 피었다가 사라지고

차갑고 어둔 벽 속에 갇혀 손발이 저리다 하더라도

손잡이가 달린 의자도 깃이 달린 모자도 아랑곳없이

저 세상으로 가는

자적(自適)의 시를 놓을 수 없나니

 

언젠가는 상서로운 붕새의 등을 타고

구만리장천을 훨훨 날아 이름 없는 별나라에도 시를 심어

상상이 미치지 않는 온 누리에

시의 별이 반짝이게 할까

억실억실한 모습으로 자유롭게 자전을 할까

 

상주남장사벽화 이백기경산천도(李白騎鯨上天圖)

 

 

문화가있는날 구석구석문화배달 경북예술만물상 로컬스타, 레트로 상주 두 번째 행사는 3일 저녁 7시 상주시 왕산역사공원에서 열렸다.

 


평소 시를 좋아하는 상주시민들의 이야기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발표한 이날 행사는 ‘노는 게 예술’이란 주제 아래 △보물 찾으며 놀기, △우아하게 놀기, △다 같이 놀기 등 3부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상주참여팀 ‘시노리’팀은 2014년 상주도서관의 ‘내 생애 첫 작가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연으로 결성돼 9편의 시집을 출간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시노리팀은 당시 지도교수이던 박찬선 현 낙동강문학관 관장의 지도 아래 문학 수업과 강연, 문학기행 등을 함께하며 창작활동은 물론 지역문학인과의 교류를 통해 상주 시문학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박찬선 관장(오른쪽)과 전종화 전문MC(왼쪽)

문날운영진이 제작해 이날 상영한 뮤직비디오 ‘시로써 열리는 경계가 어디쯤일까(유튜브링크 https://youtu.be/9p3W98uQm4c)’는 상주 남장사 극락보전에 있는 벽화 ‘이백기경산천도(李白騎鯨上天圖)’를 모티프로 한 박찬선 시인의 시 ‘이백기경산천도’를 가사로, AI가 작곡하고 노래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시와 함께 노는 시노리팀의 그간 활동을 내용으로 함창호 오세춘 박서윤 김선희 박정숙 등 5명의 팀원이 직접 출연해, 한 달여간 상주 곳곳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이날 발표한 시노리팀의 뮤직비디오는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으며 이외에도 ‘이백기경산천도’와 ‘보리’, ‘돌담쌓기’ 등 박찬선 시인의 시 3편을 낭독하며 시에 대한 그들의 진심을 전했다.

 

보믈찾기에 나선 시민들

 

이날 본 행사에 앞서 국악연주팀 ‘나도람’의 연주와 함께 진행된 보물찾기에도 어린아이를 둔 가족 단위 시민들의 큰 호응이 있었다.

 

 

특히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다 같이 놀기 ‘댄스 어렵지 않아요’ 순서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 참석자 전원이 동참해 한마음으로 댄스를 배우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이외에도 문화가있는날 설문조사와 SNS인증이벤트 등을 통해 푸짐한 상품을 전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무더위에 방에만 있기 답답해 행사장을 찾았는데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밝히고 “이렇게 재밌는 행사인 줄 알았으면 친구들에게도 연락해 함께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 문화가 있는 날 행사 참여의 뜻을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조명숙 지역문화진흥공동체 도시락 대표는 “지난 6월 시작된 올해 문화가 있는 날 경북예술만물상 구석구석문화배달 사업은 김천과 상주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민을 주인공으로 펼쳐진다. 놀이가 정신의 기원이자 문화의 바탕이라는 호이징어의 ‘호모 루덴스’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무용한 것에 진심인 우리는 이 무용한 것의 무한한 가치와 문화가 있는 날이 너무 소중하다. 노는 것이 예술이 되고, 더구나 같이 노는 것이 축제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다음 문화가있는날 행사는 오는 28일 율곡동 모산지에서 김천행사가, 31일 상주 함창버스정류장에서 상주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사진으로 보는 이날의 하일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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