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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휘
모루를 두드린다/쟁쟁했던 생의 한때가/불꽃처럼/튀어오른다/살아,/만 근의 나락은/져 날랐을 아버지/반생이처럼 흰 달이/숨어있을 법한/내 맘 속 대장간/녹슨 모루 위로/얼마나 많은 별/떴다 졌을까/모루를 두드린다/그때마다 버려진/당신의 민등산 위로/각성처럼 뜬 달이/속살을 드러낸다/불꽃이 튄다
예목 유건상 작가의 40여 년 작품활동을 집대성한 전시회가 김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23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
김천문화예술회관의 2022년 기획전시로 열리는 유건상 ‘은유를 조각하다’展에는 신휘 시, 유건상 조각의 저서 ‘추파를 던지다(학이사‧120쪽)’에 나온 작품을 포함해 스틸과 크리스탈, 브론즈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한 개성 있는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유 작가는 지난 2월 시인 신휘, 사진가 신호숙과의 콜라보로 시와 조각이 더해진 실험적 시집 ‘추파를 던지다’를 출간해 지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각에서 시를 발견하고, 시에서 조각의 입체감을 찾는, 서로 다른 차원의 결합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유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며 지역미술계의 발전을 도모했다.
“시와 조각, 이 두 세계가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공간을 열어가는 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공간의 예술을 수없이 경험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와 다른 공간을 펼친다.
조각과 언어는 지금까지 이차원과 삼차원의 공간에 존립하던 예술이었다. 그런데 두 세계가 만나면서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은유적으로 포함시키는 행위가 벌어진다. 아울러 또 다른 차원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박기영 시인의 추천평 ‘시와 조각의 진흙더미’ 일부이다.
23일 오후 6시 열린 전시회 오픈식에는 권오수 경북예총회장, 최복동 김천예총회장, 도재모 김천미협회장, 김천시관계자 등 많은 내빈과 김천미협 회원, 작가 가족 및 지인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작가는 예술가의 아내로 그간 힘들었을 부인 박효주 씨에게 특히 감사를 전하고 신휘 신호숙 두 작가를 무대에 올려 함께 작업한 소감과 인사를 전했다.
참석 내빈들은 미술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작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전시회 오픈을 축하했다.
유건상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조각심사위원장, 울산한마음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경상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8회의 개인전과 11회의 아트페어부스개인전을 가졌으며 대구조각회 하빈 pmz평화예술센터 초대전, 한국작가협회 영호남 교류전 등 다수의 단체전 및 그룹전에 참여했다.
수상내역으로는 김천예술공로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및 평론가상, 독도문화종합예술제 대상(경북도지사상), 경상북도미술대전 우수상, 불꽃미술대전 최우수상, 경상남도 환경미술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 새하얀 미술대전 우수상, 신라미술대전 입선 등 다수.